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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필독서 필사노트

직장생활 힘들지만 퇴사가 꼭 답은 아니다?

by 책장인 김세평 2023. 4. 24.

한 주가 또 시작되었네요ㅎㅎ 인사드립니다! 직장인 필독서 필사노트 <직필필> 김세평입니다! 어서 퇴근 준비들 하시길 바랍니다 ㅎㅎ

 

 

최근에 신곡 <해>, <할건지말건지>를 발표한 가수 장기하의 <상관없는 거 아닌가?>를 가져왔는데요!

직장생활은 힘들지만 꼭 퇴사는 답이 아닐 수도 있다는(?) 뭐 이상한 이야기를 오늘은 한번 나누려 합니다.

​​그럼 직장인 필독서 필사노트 <직필필> 시작하겠습니다!​

 

<1>

어제까지 당연히 할 수 있었던 일을 오늘 갑자기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나는 그럴 때마다 무척 괴롭긴 했지만, 결국 다 순순히 받아들였다.

이 능력은 여기까지인가보다, 하고 그리고 새로운 상황에 맞춰 새로운 계획을 세웠다. 그러고 나면 그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다른 길이 열리곤 했던 것이다.

요 한두 해 ‘퇴사’라는 키워드가 출판계에서 꽤 인기인 듯하다. 작년에 아주 재미있게 읽었던 이나가키 에미코의 <퇴사하겠습니다>도 그렇고 하완의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도 그렇고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유로운 삶을 선택한 이야기가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지인 정혜윤 작가도 <퇴사는 여행>이라는 제목의 책을 냈다. 지난 몇 십년간 우리나라에선 기업이나 관공서 안정적 보수 받으며 일하는 것만이 인생의 정답인 것처럼 여겨지는 분위기가 강했다. 그 획일적인 기준 때문에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서 답답함이 쌓이다 이제는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일 테다.

자유로운 삶을 꿈꾸는 분들에 대해서는 당연히 응원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당신의 오늘 하루가 원하는 만큼 자유롭지 못했다고 해도, 바로 그 때문에 누렸던 무언가는 있을 것이다.

내가 하루 종일 막막함에 시달렸고 그래서 방금 밤 산책을 하며 쓸쓸함을 느끼긴 했지만 어쨌건 오늘도 마음대로 사는 데 성공한 것처럼 말이다.

모두에게 확실한 것은 매 순간 죽음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뿐이다. 그리고 그 사실을 정면으로 마주했을 때 슬퍼지지 않기는 매우 어렵다.

어쩌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모든 것이 나아지고 있다는 믿음은, 죽음을 잊기 위한 몸부림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매 순간 죽음에 가까워진 딱 그만큼의 희망을 어떻게든 상상해내야만 제대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내 시대에 대한 우월감을 가지는 것이나, 내가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이나, 연인과 만나 데이트를 하는 것이나, 맛있는 요리를 먹는 것이나, 결국 그저 죽음을 잊고 하루를 기분 좋게 살아보려는 노력인 것이다.

 

퇴사하고 싶다는 생각, 이직하고 싶다는 생각... 정말 회사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생각은 하루에도 수십 번은 하는 거 같습니다;;

그렇지만 장기하님 말씀처럼 막상 회사로부터 자유로워진다고 해도 그 자유 속 앞날에 대한 막막함은 피해갈 수 없을 거 같네요ㅠㅠ

그래서 비록 오늘도 회사에서 자유롭지 못했지만 그만큼 내가 누렸던 무언가가 있었다는 건 부인할 수 없겠네요ㅎㅎ

그렇기에 퇴사가 무조건 답이라고 하기에 앞서, 지금 내가 회사에서 누리고 있는 게 무엇인지 한번 객관적으로 생각을 해보는 것도 좋을 거 같네요.

물론 아무리 생각을 해도 내 직장생활에서 누리는 게 정말 아무것도 없다면 어서 퇴사나 이직을 서둘러야겠습니다만...

 

 

<2>

그 어떤 조건이나 경험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창작자의 ‘영감’이라는 것도, 그 영감이야말로 정의상 다른 무엇보다도 사람의 의지와는 무관한 것이다.

‘불현 듯’ 찾아들기를 기다리는 것 외에는 별다른 수가 없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니, 어쩌면 나의 창작은 처음부터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인공지능이 얼마나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가와 무관하게 말이다.

그런데 애초에 통제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니, 어쩐지 마음이 편해진다. 내 힘은 어차피 별로 세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나니, 무력감을 느낀 것이 머쓱해지기도 한다.

나는 자연을 통제할 수 없다. 해일, 지진, 태풍 앞에서 내가 한 명의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인공지능도 이제는 점차 일종의 자연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인공지능이 추천해준 멋진 음악을 들을 때, 나는 내가 패배하고 있다는 것 때문에 슬퍼할 필요가 없다. 그냥 음악을 즐겁게 듣고, 작게나마 내가 할 수 있는 정도의 창작을 해나가면 그만이다.

마치 서퍼가 거대한 바다 앞에서 작디작은 자기 자신에 대해 슬퍼하지 않고 어찌어찌 파도를 타고 나아가며 즐거움을 만끽하는 것처럼.

아마 남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거냐’고 나 자신에게 묻는 일이 많다. 새로운 커리어를 위해 혼자 이래저래 고민하는 것이 주된 일상 요즘.

그럴 때면 막막해진다. 빨리 뭘 어떻게 좀 해야 할 것 같은 생각에 조바심이 난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어태 껏 살면서, 멋진 순간들은 다 내 의도나 기대와는 무관하게 찾아왔다.

나는 다시 한 번 망망대해 위의 서퍼를 떠올린다. 대단한 항해를 계획하지 않아도 파도는 온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파도를 맞이하고 그 위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전부다.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 푸른 바다 위를 질주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코로나19 시기에 인공지능AI의 확산, 챗GPT의 등장, 줄어드는 일자리...

우리 직장인도 예측할 수 없는 노동 시장의 앞날을 생각하면 덜컥 겁이 나기도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겁이 나는 상황을 하루아침에 어찌어찌 해보려고 비트코인에 투기를 한다니, 뭐 급하게 이직을 한다니 조바심을 내다가 오히려 더 좋지 않은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뉴스니, 유튜브니 시대가 급변하고 있다며 직장인 우리에게 온갖 겁을 주고 있지만, 그렇다고 직장인 우리가 시대가 급변하는 걸 당장은 어떻게 막을 순 없습니다. 그리고 내 자신을 그저 시대가 급변하는 흐름에 무작정 내놓는 것이 꼭 답도 아니고요.

그러니 눈앞에 거대한 파도를 무모하게 타려만 하지는 말고, 일단 작은 파도부터 천천히 타보려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당장의 조급함을 내려놓자는 겁니다.

무작정 퇴사가 답이 아닐 수 있다는 겁니다. 일단은 다가올 파도가 아직 무엇인지 모르니 지금의 직장을 다니며 조금만 더 기다려봅시다. 그동안 우리 직장인은 다가올 파도를 대비하여 파도타기 연습을 충분히 하고 있는 겁니다.

지금 직장에서 조금만 더 인내하고, 더 좋은 파도를 타기 위한 실력을 갖추기 위해 오늘 주어진 하루를 충실히 살아가는 겁니다.

그래서 저 같은 경우 책을 폅니다. 언젠가 제게 닥쳐올 그 파도를 타기 위해 오늘도 독서를 합니다.

당장 오늘 읽은 책이 제 파도타기 실력을 키워줄지는 잘 모르겠지만, 차근차근 책을 읽으며 기다려 봅니다.

여러분도 조급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직장인 여러분의 인내와 끈기 가운데 좋은 책들이 늘 함께하기를 응원하겠습니다!

 

 

<3>

어쨌든 모두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억력이 퇴보하는 것은 슬픈 일이라는 점에 대해 이견을 가지지 않는 듯하다.

물론 내게도 그것은 꽤 슬픈 일이긴 하다. 하지만 뭐 어쩌겠나. 시간을 거꾸로 돌릴 수는 없다.

나는 나이나 세대는 결국 문화권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십대와 사십대는 마치 아프리카와 아시아처럼 다른 문화권인 것이다. 다른 문화권에 이사를 왔고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갈 수 없다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그럭저럭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

새로운 문화권으로 이사를 가는 것에는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겠지만, 나이가 들어 기억력이 퇴보하는 것은 오직 안 좋은 일일 뿐이지 않은가, 라고 말하고 싶은 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꼭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최근에 ‘나는 예전보다 기억을 잘 못한다’는 것을 절감하며 살다보니, 꽤 좋은 일도 몇 가지 일어났다.

일단 달리기를 더 열심히 하게 되었다. 기억력 퇴보 늦추는 법을 검색하면 운동, 특히 유산소운동을 열심히 하라는 이야기를 자주 접하게 된다.

나의 무너진 기억력을 절감할 때마다 ‘역시 달리기를 해야 해!’라는 생각을 하며 주먹을 불끈 쥐게 되는 것이다.

또 한 가지는, 영어로 된 동영상을 자막 없이 보는 일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어차피 다 기억하지도 못하는 데, 다 알아듣지 못하는 게 대수인가?’

세상에는 말도 안 되는 일로 소중한 사람을 잃은 이들도 많고, 부당한 폭력을 당해 얻게 된 상처를 평생 짊어져야 하는 이들도 많다. 그런 고통이 어떤 것인지, 별거 아닌 고통만을 느끼며 살아온 나로서는 알 길이 없다.

그런 내가 만든 노래가 과연 다른 이들을 위로할 수 있는가, 그 질문에 선뜻 그렇다고 대답하기 어렵다. 처음 노래를 만들 때도 그랬고, 내 노래로 위로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꽤 많이 듣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예나 지금이나 남을 위로하겠다는 큰 뜻을 품기보다, 내 마음 하나만이라도 잘 들여다보자는 목표를 세운 것이다.

나 자신이라도 잘 위로해주자. 그것만이라도 잘 해낸다면, 그리고 운이 좋다면, 결과적으로 누군가 위로받게 될지도 모른다.

그 정도가 노래를 만들 때 위로라는 것에 대해 내가 가지는 생각이다.

 

으로 직장생활을 버티는 직장인... 책장인...

처음에 <책장인 김세평> 블로그와 브런치를 시작할 때는 직장인 분들을 위로하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직장인 분들을 위로하기는커녕 일단 저라도 버티자는 게 목표가 되어버렸습니다 ㅠㅠ 에고... 정작 저부터 책으로 직장생활을 못 버티고 있더군요 ㅠㅠ

겸손히 더 노력하여, 언젠가는 꼭 책으로 직장생활을 버틸 수 있다는 좋은 방법들을 발견하여 직장인 여러분에게 공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해보겠습니다!

그래서 그때까지 제 글이 좀 미흡하고 부족하더라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ㅠㅠ

오늘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상 오늘의 직직필이었습니다! 오늘도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직장인 추천도서> 책으로 버티는 직장생활, 책장인 김세평 시리즈

▼EP. 19 내가먼저 직장인 읽기

 

[직장인 추천도서] 장기하 <상관없는 거 아닌가?>

​ 내가 만든 노래가 과연 다른 이들을 위로할 수 있는가, 그 질문에 선뜻 그렇다고 대답하기 어렵다. ​그래서 예나 지금이나 남을 위로하겠다는 큰 뜻을 품기보다, 내 마음 하나만이라도 잘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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